제대로 인지해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
심리 치료라고 하면 흔히 상담을 떠올립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담사를 떠올리죠. 그러면 다친 마음이 치료될 거라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상담만으로 심리적 문제가 개선되는 사람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상담을 받는 동안에만 마음이 편해지는 경우가 많죠.
저는 ‘인지행동 치료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방식을 기본으로 합니다. 생각의 틀을 개선하고 확장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심리학적, 때로는 사회적 개념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상담이 아니라 일종의 교육이에요. 그런데 이런 공부를 하면 마음이 나아집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한 연습생이 이렇게 말해요. “제가 추고 싶은 춤은 따로 있어요. 팝핀이라는 장르예요. 그런데 회사는 아이돌 군무만 추라고 해요. 그래서 우울해요.”
이건 마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직업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한 데서 오는 문제예요. 저는 솔직하게 말해줍니다. 아무리 어려도 존댓말을 쓰면서요.
“회사는 당신의 꿈을 이루는 곳이 아닙니다. 당신이 취미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 아니죠.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 다니는 곳이에요. 그러려면 회사에 돈이 되는 일을 먼저 해야 해요. 그게 직업이에요.
그런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당신이 회사가 원하는 일을 잘하잖아요. 그러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기회가 정말 많아집니다.”
아이돌 연습생들. 늘 사이가 좋을 수 없죠. 특히 팀에서 실력이 처지는 연습생이 있으면 동료들의 압박을 크게 받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역시 개념을 알려줍니다.
“여러분은 학교 선후배가 아니에요. 비즈니스 파트너예요. 파트너들끼리 기 싸움을 하거나 괴롭히면 비즈니스는 어떻게 될까요?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방법은 하나예요. 파트너들이 서로 존중하고 도와야 합니다.”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냐고요? 아주 많이요. 아이돌 연습생들은 보통 인재가 아닙니다. 춤과 노래, 매력뿐 아니라 성공에 대한 큰 열정이 있기에 선발된 친구들이죠. 사고방식을 지적해 주면 대부분 빠르게 알아듣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죠.
의지는 타오르는 불씨와 같다
연예계에서의 성공이 노력만으로 되진 않습니다. 한 기획사의 아이돌 오디션에 12만여 명이 지원했대요. 대부분은 거의 5초 만에 탈락 통보를 받습니다. 정말 실력이 좋은 친구들도 기획사의 선택을 받는 건 기적에 가까워요.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도 데뷔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죠.
분명한 건, 보통 의지가 아니면 이 길을 견딜 수 없다는 거죠. 무대 위의 아이돌은 멋지지만, 아이돌이 되는 과정은 전혀 멋지지 않거든요.
의지는 어떻게 키울 수 있냐고요? 우선 타고난 게 큽니다.
의지는 타오르는 불과 비슷해요. 약한 불은 한번 불면 꺼지죠. 강한 불은 바람이 불면 더 세게 타오르잖아요. 시련이 있을 때 강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쉽게 약해지는 사람도 있어요.
스스로 타오르는 사람을 ‘내적 동기가 강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기획사가 가장 투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죠. 내적 동기가 부족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과 사명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요. 그리고 외적 동기를 끌어와야 하죠.
외적 동기까지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게 제 역할입니다. 성공할 때 어떤 것들을 얻게 될지 상기시킬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원래 지니고 있던 내적 동기에 바람을 불어넣어 주는 거예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 너는 보석 같은 사람이야.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렇게 보고 있어. 더 빛날 수 있어.”
물론 모든 경우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모든 물체가 불을 붙인다고 타오르진 않잖아요. 심리학이 모든 사람에게 불타오르는 의지를 심을 수는 없어요.
아이돌이 되고 싶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아무리 빛나는 스타도, 본인이 원하지 않을 수 있죠. 억지로 데뷔한다면 본인의 삶은 점점 불행해집니다. ‘나는 어떤 삶을 원하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더 밀도 있는 대답을 찾아야 하죠.
성공은 고통과 맞바꾸는 게 아니다
저는 아이돌의 성공을 돕기 위한 멘탈 코치죠. 그러나 성공에 대한 한국의 집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성공 지상주의자가 아닙니다. 그 점을 분명히 짚고 싶어요.
사람들은 성공은 고통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해요. 포기해서도 안 되고, 쉴 새 없이 도전해야 하고, 잠을 적게 자야 하고, 매 순간 집중해야 하고, 완벽하게 자신을 컨트롤해야 한다고들 말해요.
감정을 배제하고,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쏟으라고도 말하죠. 소시오패스처럼 행동하라는 거거든요. 소시오패스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처럼 행동해야 성공한다는 거잖아요.
왜 모두가 그렇게 살아야 하죠? 그냥 회사에 다니면서 결혼하고 아이도 키우고, 원만하게 살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왜 네 시간씩 자면서 모든 관계를 다 끊고 목표만 바라보며 살아야 할까요?
한국 사회는 너무 생산 중심적이에요. 생산적인 일만 의미가 있고 즐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정작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방시혁 의장이 돈을 벌기 위해서 노래를 쓰는 게 아닌 거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최고의 노래를 만드는 게 좋아서 몰두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성공을 하는 거죠.
즐거움을 충분히 추구해야 해요.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 아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멀리 보면서 일할 수 있어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나아가는 법
그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어요. 요즘 세대의 정신 건강이 특히 문제 아니냐고요. 살기가 갈수록 힘들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 시대란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이 유독 힘들다고 생각하는 건 ‘인지 편향’*이에요. 객관적으로 지금의 사회가 과거보다 더 살기 힘들까요? 전쟁과 굶주림을 겪었던 시대보다 지금이 더 스트레스 강도가 센 사회일까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 대해 비논리적 추론을 하는 것.
1937년에 나온 책 한 권을 소개할게요. 카렌 호나이Karen Horney란 심리학자가 쓴 『우리 시대는 신경증일까(The Neurotic Personality of Our Time)?』란 책이에요. 거의 100년 전에 나온 이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주장해요. “세상은 놀랄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통을 받고, 경쟁과 성취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신경증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요.
맞아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한 시대”란 주장은 늘 제기돼 온 문제예요. 마치 고대부터 기성세대가 “요즘 애들은 너무 나약해”라고 혀를 차 온 것과 같은 일이에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 말을 하고 싶어요. 우리 세대는 특히 불쌍해, 도전과 성취를 경험할 기회가 없어. 이런 연민이 당신의 삶을 바꿀 수 없습니다.
자기 연민에 빠지면 점점 어려운 일은 피하려고 해요. 생각을 확장하고 도전해 볼 용기를 내지 않게 됩니다. 좀 어려워도 미래를 헤쳐 나가 보겠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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