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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다 : 골드만삭스 나와 시작한 오락실, 시총 1.7조원 엔터 기업이 되다 | 250204

by 해적거북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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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다 : 골드만삭스 나와 시작한 오락실, 시총 1.7조원 엔터 기업이 되다
젠다 : 골드만삭스 나와 시작한 오락실, 시총 1.7조원 엔터 기업이 되다

 

‘쓸모없는 애’가 ‘대체 불가능 임원’이 되기까지

여기까진 신 마이가 제멋대로 살며 승승장구한 이야기. 골드만삭스에선 만만찮은 회사 생활을 보내야 했어. 2년 차가 된 2008년, 리먼 쇼크*가 터졌거든. 회사가 사람을 줄이면서 부서를 이리저리 옮겨 다녔대. 일이 몇 달마다 바뀌니 어느 순간 ‘일 못하는 사람’이 돼 있었지.
*2008년 9월 미국 제4위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약 6000억 달러 부채를 안고 파산하며 발생한 금융 위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신 마이, 다시 한번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골랐어. 5년 차가 되던 2011년, 금융상품개발부에 자원한 거야. ‘기피 부서’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말야.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금리나 환율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라 압박감이 심했거든.

새 부서에 들어간 그의 전략은 ‘눈에 띄지 않는 일까지 다 챙기기’였어. 우선순위가 낮아 밀린 일은 물론, 대충 마무리된 일까지 맡았지. 

예를 들면 그는 ‘중국 위안화’와 관련된 금융상품을 개발했어. 그가 일한 도쿄지사에선 중요도가 낮아 서로 미루던 일이었대. 

일을 묵묵히 쳐내던 그는 오래가지 않아 기회를 얻어. 중국 시장이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한 거야.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를 찾았어. “신 씨가 위안화 전문가잖아”라면서 말야. 

 

“눈에 띄지 않는 일을 죄다 주워왔어요. 남들이 더 이상 안 할 것 같다고 판단한 일도 모조리 챙겼죠. 이렇게 움직이다 보니 조금씩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_신 마이 젠다 CEO, 2020년 원커리어 인터뷰에서

 

소외된 일에서 전문성을 쌓은 신 마이, 주요 업무를 맡다가 리더 자리까지 꿰찼어. 입사 10년 차인 2016년, 31살에 금융상품개발부 부장이 됐지. 33살이 된 2년 뒤에는 최연소로 임원직인 매니징 디렉터가 됐고. 그는 자신의 회사원 시절을 이렇게 회고해.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의 룰’을 아는 게 중요해요. (…) 숫자 성과는 기본이고, 숫자 이외의 결과도 내야 하죠.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그러려면 뭐가 필요한지 알아야 해요. 하지만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죠.

그렇다고 룰북Rule book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남들이 말하는 걸 따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보를 얻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그러려고 노력했어요.”
_신 마이 젠다 CEO, 2020년 원커리어 인터뷰에서

 


 

오락실이 아니라, ‘IP 플랫폼’이 된 이유 

오락실 창업을 결심한 신 마이가 먼저 한 일이 있어. 바로 오락실을 ‘재정의’하는 것. 

그가 정한 길은 ‘IP* 플랫폼’이었어. 게임을 즐기고 싶은 사람보다 만화나 캐릭터, 아이돌, 유튜버의 ‘팬’을 타깃으로 잡은 거야.
*’Intellectual property rights’의 줄임말로 ‘지식재산권’이라고도 한다. 표현물이나 발명품 등 ‘지식재산’에 대한 권리를 뜻한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두 가지로 나뉘어요. IP를 활용한 콘텐츠, 그리고 플랫폼이죠. 지금까지 이 분야 대기업들은 IP를 중요시했어요. 하지만 IP를 팬에게 전달하는 플랫폼, 오락실은 IP를 경품 등 실물로 접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죠.”
_신 마이 젠다 CEO, 2024년 11월 닛케이 인터뷰에서

 

신 마이가 주목한 건 크레인이 달린 ‘뽑기 기계’였어. 기업들의 IP 상품을 팬에게 전하는 창구가 곧 뽑기라고 봤거든. 재미와 매출을 모두 잡는 방법이라고 봤지. 

그래서 젠다의 오락실 ‘기고’에는 게임기보다 뽑기 기계가 더 많아. 오사카 번화가에 있는 도톤보리 지점을 볼까? 870평 규모의 3층 건물의 1~2층이 뽑기 기계로 가득해. 게임기는 3층에 올라가 있지. 1층에 있는 크레인 뽑기 기계만 160대가 넘어. 

기고에선 다른 오락실에선 못 보던 풍경이 벌어져. 크레인 뽑기 속 인형 배치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직원이 기계를 열고 배치를 바꿔줘. “8번 연속 실패했더니, 직원이 다가와 툭 치면 뽑을 수 있는 곳에 인형을 놔줬다”는 후기도 있지. 

게임기보다 뽑기에 힘을 실은 이유는 하나 더 있어. 바로 회전율. 보통 게임은 한 판에 5~10분 정도 걸리잖아? 돈은 50~100엔(약 470원~940원) 정도 들었고. 반면 뽑기는 1분이면 끝나. 그런데 한 번에 100~500엔(약 940원~4700원)씩 내곤 했지. 

 


 

숨어 있는 기회는 여전히 많다

신 마이는 말해. “사업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성장 역시 중요하다”고 말야. 그는 젠다 너머의 더 높은 목표를 보고 있어. 자신이 보지 못한 곳에 새로운 기회는 없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지. 

예를 들면 이런 거야.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일에도 시간을 쓰고 있어. 대신 시간을 정확히 배분하고 있지. “한 달에 3시간은 꼭 중국어 공부를 하겠다”는 거야. 

 

“한 달에 겨우 3시간 공부해서 어떻게 실력이 쌓이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1년을 쌓으면 36시간이 되고, 10년 하면 360시간이 됩니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라도 그것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것. 인생을 100년이라 생각하면 작은 것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_신 마이 2024년 뉴스픽스 인터뷰에서

 

그가 이렇게 ‘시간 쌓기’의 가치를 말하는 이유가 있어. 2019년부터 그는 패션모델 생활도 해왔거든. 잡지 ‘베리VERY’의 모델로 일해. 잡지사에서 제안받아 시작한 이 일, ‘대표가 기업에 집중하지 않고 뭐 하느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지.

 

“제게 일하는 시간이 매달 160시간 주어진다고 했을 때, 그 시간의 10%면 모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일은 매달 16시간 이내로만 하겠다고 결정했죠. 그 결과, 모델 일을 통해 새로운 회사나 사람을 소개받을 기회가 늘었죠.”
_신 마이 젠다 CEO, 2024년 뉴스픽스 인터뷰에서

 

신 마이는 말해. 만약 어딘가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면, ‘할 수 없다’ 혹은 ‘소용없다’는 생각 그 자체 때문이라고. 그리고 “그 생각이 정말 내 것인지”도 돌아보라고 말야. 

 

“저는 지금도 매일 성장하기 위해 현재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어요. 저는 계속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_신 마이 젠다 CEO, 2024년 닛케이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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