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도파민은 도전과 용기의 호르몬이다
그럼 우리는 왜 도파민부터 제대로 알아야 할까요? 안철우 교수는 “도파민은 성공을 돕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오, 제가 아는 것과 너무 달라요! 그동안 저는 도파민이 저를 괴롭히는 존재라고 생각했거든요.
“도파민은 정확히 동기부여 하는 호르몬입니다. 좋고 나쁨으로 볼 필요가 없죠. 실제로 진취적인 분들에게 도파민이 많이 분비돼요. 도파민이 동기를 주는 역할을 잘 수행하기 때문이죠. ‘훗날의 기쁨을 위해 고생해 보자’고 제안하는 게 도파민이거든요.”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사냥하며 살던 옛 인류를 떠올려 볼까요. 도파민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속삭였어요. ‘힘들어도, 이따 먹을 고기 맛을 기억해! 할 수 있어!’라고.
높은 곳에 달린 열매가 있으면 도파민은 또다시 속삭입니다. ‘높아서 무섭겠지만, 얼마나 달콤할지 상상해 봐!’.
문제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일어났어요. 도파민이 남용되기 시작한 거예요. 굳이 기다리지 않고, 애쓰지 않아도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펼쳐졌죠. 원래 우리는 어렵게 사냥·채집을 하며 달콤함을 누렸는데, 이제 2~3분 만에 당을 잔뜩 얻을 수 있게 된 거예요.
“어느 순간 도파민은 ‘나중에 얻을 기쁨’이 아닌 ‘당장의 자극’을 요구하는 데 쓰이고 있어요.
즉, 쇼츠shorts로 도파민을 퍼부으면, 몸은 ‘도파민을 받아내는 수용체’를 줄입니다. 도파민을 던지는 투수들이 늘어나니 포수들이 지치다 못해 점점 줄어드는 겁니다.
그러면 도파민이 나와도 몸이 제대로 받질 못해 쾌락을 느끼는 정도가 떨어져요. 뇌의 보상 시스템이 점점 자제력을 잃는 겁니다.”
안 교수는 이때부터 ‘중독’을 떠올려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중독은 ‘자극에 집착하는 악순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문제는 내가 중독인지 아닌지 그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있죠.
“대부분의 사람은 ‘당신 중독에 빠졌습니다’라고 알려주면 인정하지 않아요. ‘에이, 난 중독까진 아니지’라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합니다.
그러면서 그날 밤에도 라면을 끓여 먹고 ‘의지가 약했다’며 스스로를 탓해요. 사실 ‘호르몬 이상’으로 탄수화물 중독에 빠진 건데 말이죠.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건 자책이 아닙니다. 호르몬 불균형을 알아채고 균형점을 찾아 의지력을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죠.”
그럼 궁금해져요. 어느 정도여야 ‘내가 중독에 빠졌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안 교수는 “자극에 대한 집착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라고 정의해요.
“생각 외로 중독은 어디에나 있어요. 설탕, 커피, 스마트폰까지 일상에서 우리 주의를 빼앗는 자극들이 지천에 깔려있죠.
하지만 ‘참지 못한 나’를 괴로워만 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요. 대신 도파민을 단기적인 쾌락에서 건져내, 동기부여 하는 호르몬으로 되돌리면 되죠.”
'스크랩 > 롱블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웨나 버드 : 러쉬의 공동 창립자가 전하는, 신념을 지키며 일하는 법 | 250203 (1) | 2025.03.18 |
---|---|
글쓰기 생각쓰기 : 챗GPT가 대체할 수 없는 글이란 | 250201 (2) | 2025.03.18 |
캄 : 명상도 배달이 되나요? 세계 1위 명상 앱이 마케팅하는 법 | 250131 (2) | 2025.03.17 |
어른을 위한 『어린 왕자』 : 껍데기만 어른 같다고 느낀 당신을 위해 | 250128 (4) | 2025.03.17 |
디비피아X포엠매거진 : “잘 될 거라 확신했다” 시와 논문으로 SNS 뒤흔든 이들 | 250124 (2) | 2025.03.14 |
맷 에이브러햄스 : 말하기 전문가, “말 잘하고 싶으면, 최대한 평범해져라” | 250123 (3) | 2025.03.14 |
데이비드 알렌 : 쏟아지는 일을 완벽하게 한다는 건, 헛소리다 | 250120 (0) | 2025.03.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