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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제가 막연히 상상하는 치매 환자의 모습은 늘 비슷했던 것 같아요. 불안함에 소리를 지르고, 횡설수설 말하고, 화장실에 제대로 가지 못하는 장면이요. 김 작가는 말해요. “미디어가 치매를 게으르게 묘사한다”고. 그러면서 지난 경험을 하나 들려줬죠.
하루는 한 언론에서 김 작가의 간병 일상을 취재하러 왔어요. 근데 할머니의 병세가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않았어요. ‘나쁜 치매’ 모습을 못 잡은 거죠. 그런 장면이 나올 때까지 촬영을 연장하겠다는 걸 그와 그의 엄마가 돌려보냈어요.
방송을 챙겨본 김 작가는 화가 났어요. 긴 촬영 중 아주 잠깐 간병의 어려움을 얘기했는데, 그것만 잘라 내보냈거든요.
“과거의 저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사회는 치매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치매에 걸린 순간, 그 사람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치매 환자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고, 환자의 병세도 계속 달라지죠.
그러니 치매 환자가 됐다고 ‘혼자 결정도 못 하고, 표현도 못 하는 사람’으로 취급해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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